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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10 소설 '원효' 中 지네에게 물리다
독서회2013. 11. 10. 16:24

요즘 지하철에서 시간 날 때 읽는 소설이 있다. 소설 원효.

 

원효대사는 사실 해골물로 유명하다. 원효대사 해골물, 혜초천축국. 이 라는 노래에서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 불교의 핵심사상인 일체유심조를 논하는 이 원효대사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인데, 작가도 상당히 많은 자료조사를 한 것 같고, 꽤나 내용에 깊이가 있는 것 같아 좋다. 더불어 신라의 권력다툼. 김춘추, 김유신, 덕만공주 등의 이야기가 있어서 더 좋고.

 

오늘 보면서 인상깊었던 문장이 하나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어린 원효가 출가하기 위해 한 스님을 찾아갔다. 그 스님은 토굴에 있었고, 처음 그 토굴에서 묵던 날 밤에 원효는 지네에게 물리게 된다. 이상한 감촉이 들어 깨보니 지네가 원효의 몸을 물고, 슥 사라져버렸다.

 

지네에게 물린 자리는 퉁퉁 붓고, 원효는 더 어릴 적 지네에게 물렸을 때 아버지가 지네의 머리를 부수고 죽인 것을 떠올리며 똑같이 지네에게 해준다. 소란스럽게 지네를 잡는 소리를 들은 큰 스님은 원효를 부른다.

 

원효는 지네가 자신을 물어 죽였노라 이실직고 하고, 이 이야기를 들은 스님은 원효를 꾸짖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토굴은 본래 지네의 선조들이 살던 곳으로 우리가 지금 얹혀살고 있는 것 뿐이다. 본래 자기 땅에 찾아온 것 뿐이다. 게다가 지네는 자신들에게 공격적이지 않으면 물지 않는다. 지네가 더듬이로 탐색하는 걸 느끼고 네가 너도 모르게 지네를 자극해서 물렸을 것이다'

 

인상적인 부분은 토굴이 본래 지네의 선조들이 살던 곳이라는 인식이다. 그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도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살던 곳이 아니다. 본래 자연이, 동물이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들이 살던 곳을 우리가 빌려쓰는 게 아닐까. 그런데도 너무 무자비하게 원주인을 파괴하고, 배척한다.

 

며칠 전 동물원을 가서 느낀 그 감정을 여기서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극단적인 환경보호주의자는 아니지만..좀 그렇다.

 

원효는 이처럼 훌륭한 스승을 만나, 어렸을 적부터 이렇게 탁 트인 관점을 가지게 될 것이다. 20대 초반에 비교적 나도 이런 철학을 접하게 되서 다행이다. 생명존중사상, 불교 등..

 

앞으로 원효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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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i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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