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참여/희망사회2011. 9. 30. 07:00
- 거리강연 열리다
9월 29일 청계광장에서는 대학생들을 위한 거리강연이 열렸습니다. 어제 촛불집회가 촉발되고 학생들이 물대포를 맞고 연행당한 그 장소, 바로 그 곳에서 몇 시간 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연사들의 강연이 열렸습니다. 강연의 주제는 다양했습니다. 한반도, 천안함, 한국정치, 동북아정세, 경제학, 인문학, 한미관계 등 다소 무거운 주제도 있었고, 기타 배우기와 같은 예술적이고 재미있는 주제도 있었습니다.

오후 5시, 학교가 끝나고 과제가 많을 텐데도 불구하고 청계광장에 다시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들, 그들은 과연 무엇을 배워갔을까요? 이 날 열렸던 강연을 소개해봅니다.




- 음악도 가르쳐줍니다

작전상황도인데요. 지도 안에 최초 좌초라는 글씨가 쓰여진 지점, 이 지점에서 좌초했다는 거죠. 이 지도 가지고 설명을 했는 데, 희생자 가족들이 나와서 이 지도를 뺏어가서 자기들이 낙서를 했답니다. KBS뉴스에 이 사람이 이 지도를 들고 설명하고해군대령이 보충설명하는 영상이 방송되었어요. 이거 나오는 바람에 거짓말이 탄로가 났죠? 추적 60분에서는 희생자 가족 대표가 증언을 했죠. 그 당시에 해군이 이 지도로 설명을 했고 좌초라고 사실을 말했다. 거짓말이 또 드러난거죠. 
- 신상철 전 천안함민관합동조사단 민간조위원



어느샌가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버린 천안함 사태, 조작설에 대하여 전문가들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천안함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알아야 할 텐데요. 강연자는 노트북까지 들고와서 그 동안의 조사한 바들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숙련된 노동자입니다. 이 노동자들을 버리고 필리핀에 공장을 옮긴답니다. 그 노동자들은 숙련도는 굉장히 낮아요. 하지만 임금이 쌉니다. 1/10밖에 안되요. 마음대로 굴릴 수 있어요. 숙련된 기술을 가진 노동자를 버리고 외국으로 간 것, 손해잖아요. 이런 노동자들을 해고해서 다 자영업자로 만들고 40대에 해고나니 할 일 없으니, 이삿짐 나르게 만들죠. 자기가 발전할 수 있는 일을 놔두고 다른 길을 찾게 만드는거에요. 이런 자본은 사회발전을 저해합니다.
- 최호현 자본주의연구회 전 회장


김진숙 위원이 250일 이상 크레인에서 농성하고 있고, 40일 째 단식하다가 건강악화로 내려온 신동숙씨가 있던 그 곳 한진중공업. 이 역시 중요한 이슈죠.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다며 5차 희망버스가 내려오는 것을 부산시장이 반대해서 더 논란이 일었습니다. 한진중공업과 같은 이슈를 사례로 들어 자본과 경제학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70세까지 글을 몰랐던 할머니가 있었어요. 글을 배워 얼마 전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글을 모르는 게 얼마나 부끄러웠을까요? 할머니가 글을 쓰고 처음한 것이 할아버지한테 편지를 쓴 것이에요. 예전에 할머니가 젊었을 때 일찍 결혼했고 할아버지는 군대를 가버렸어요. 군대가서 할아버지가 할머니한테 편지를 쓰는 데 답장이 안 오는 거에요. 수만가지 생각이 할아버지 머리에 오갔죠. 할아버지가 휴가를 나와 할머니를 만나 왜 답장을 안했냐고 물었어요. 그러자 할머니가 "글을 쓸 줄 몰라요" 라고 말하면서 울었어요. 그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나 수치스러웠을까요? 할머니는 글을 배우자마자 그 때 못 쓴 답장을 할머니한테 썼습니다. 
-심보섭 시인, 현 경희사이버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대학에 사회과학 수업만 있는 것이 아니듯이 이 곳에도 인문학 수업이 열리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사회과학도 인문학적인 상상력을 토대로 연구해야 더 발전하고, 더 건강해질 수도 있겠죠. 사람이 중심이 되지 않고 단순히 구조에 대한 비판만 하는 사회과학은 탁상공론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심 시인의 강의는 내면의 감수성을 자극합니다. '글을 모르던 할머니가 할아버지 앞에서 울었던 이야기'는 가슴이 아프면서도 결국 해내는 할머니를 보며 감동이 됩니다.


다음은 촛불방송, 민중의 소리 시사탐구생활 등을 진행하는 시사평론가 최한욱의 강의를 직접 영상으로 보겠습니다.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강의에 참 몰입이 잘 됩니다. 이야기하는 것들도 설득력이 있고 좋네요. 일을 하겠다는 데에 그것도 보장이 안되는 것은 복지의 차원이 아니라 생존권의 차원이라고 합니다. 복지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변변한 일자리도 갖기 힘든 요즈음, 저렴한 등록금 역시 권리로써 보장받아야 되겠죠.


다음은 가수 이광석의 기타강의입니다. 



거리 강연이니 만큼 예체능 수업도 있어야겠죠. 딱딱한 내용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녹여내는 방법이 신선하네요.


- 보석같은 강연이지만..
청계광장을 둘러보며 강연을 들으며 느낀 것은 대학교 수업보다 얻을 게 많다라는 점입니다. 대학 사회에서는 배우는 것들이 점수 잘 받는 법이나 학문적인 내용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이런 거리 수업이 현장감도 있고, 실제 문제 속에 더 접근했습니다. 

천안함의 진실, 한진중공업 같은 문제들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아무리 진보언론에서 떠들어대도 잘 모릅니다. '그거 북한에서 한 거 아니야?', '한진중공업? 그거 잘려서 파업하는 거지' 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미디어에서 좀처럼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죠. KBS, MBC 뉴스, 아침 저녁으로 아무리 봐도 핵심이 무엇인지, 어떤 꼼수가 숨어있는 지 알기 힘듭니다.

바로 이런 강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만나기 힘들지만 보석같은 지식과 정보를 소유한 연사들과의 조우죠. 참 안타까운 것은 이런 만남조차 관심이 없으면 접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저마다 자신의 길을 가느라 바쁘기 때문이겠죠. 당장의 이런 강의보다 내 학점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게 현재의 대학생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라도 강의를 알리는 방법이겠지요. 맛보기에 불과한 포스팅이지만 이런 강의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Posted by Nai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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