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참여/통일2011. 9. 20. 07:00
- 북한에 출입하여 영상촬영
최근 WFP(세계식량계획)이 북한에 출입하여 북한의 식량상황을 조사해왔다. 글로는 많이 봤고, 사진으로도 간혹 보기는 했지만 영상으로 이렇게 적나라하게 본 것은 처음이라 누리꾼들이 깜짝 놀랐다. 피부병에 걸려 신음하는 아이, 영양실조로 뱃가죽이 달라붙어 뼈가 보이는 아이, 어깨는 축 늘어지고 힘 없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아이 등 듣던 것보다 북한의 상황은 심각해보였다.

WFP에 따르면 북한에서 5세 이하 어린이의 1/3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린다고 한다. 아이들이 다른 것도 아니고 먹지 못해 병에 걸린다는 것이 슬픈 일이다. 북한에 들어가서 조사를 했던 ~도 역시 인터뷰를 하며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도데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한 번 알아보자.
 

< WFP가 찍은 영상 >


- 굶주리는 사람들

청진시 도병원에서 일하는 김금옥(가명)씨는 “요즘 백성들이 주로 먹는 것이 옥수수국수나 옥수수죽이다. 열의 대여섯 집이 그렇게 먹는 것 같다. 그나마 산다는 집들에서 옥수수밥을 먹는데, 여기에 입쌀이라도 한 줌 섞어 먹으면 잘 산다는 소리를 듣는다. 환자들을 진단해보면, 다 못 먹어서 생긴 병이다. 그 중에서도 결핵이나 간염 환자가 제일 많다. 짐승들도 안 먹을 음식을 억지로 씹어 넘기다보니 만성 위장병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많다. 살릴 수 있는 환자가 있어도 내가 돈을 대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고, 그 사람들 형편을 뻔히 알면서 뭘 먹어야 병이 낫는지 말해주기도 난처하다”고 의사로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현재 북한에서 일하는 의사의 증언이었다.(좋은 벗들 참조) 2008년 당시 북한에서 묵지가루죽을 먹었다. 묵지가루죽이란 옥수수가 정제되고 남은 껍질이다. 여기서 더 심해지면 소나무껍질로 죽을 만들어 먹게 되고, 대량 아사가 발생된다고 한다.


< 1988~2007 북한 식량생산량 연도별 그래프 >


88년이나 06년이나 식량생산량이 비슷하다는 우리 자랑스런 대한민국 통계청의 그래프보다, 그나마 객관적이라 할 수 있는 UN식량농업기구(FAO)의 수치를 보자. 북한 식량생산량이 1988년의 637톤에서 2006년에는 300톤까지 추락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인구가 줄어서 식량생산량이 줄어도 살아나갈 수 있다면 모르겠다. 비극적인 이야기지만 그런 상황이라면 적은 식량으로도 버텨나갈 수 있겠지만


< 남북한 인구통계(통계청) >

북한의 인구는 보다시디피 무려 230만명이나 늘어났다. 남한의 370만명 증가를 생각하더라도 인구대비 많은 증가 폭이다. 그런데 식량 생산량은 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전체 국민들이 식사량을 반으로 줄이면 될까?

엄밀히 말하면 아니다. 김정일을 위시한 간부 중에서도 북한 최상류층은 여전히 호위호식하며 살 것이고, 순위에서 밀리는 국민들이 고통받을 것이다. 3, 4순위인 군수공장 쪽과 일반 노동자는 말할 것도 없고 2순위인 군인, 1순위인 평양 쪽도 배급이 6개월 정도 끊긴 적이 있다고 하니 심각성은 말할 것도 없다. 

 


< 북한의 식량배급량 계획표 >

2010년 농업 총생산량은 512만톤으로 2,400만명의 인구가 먹고 살려면 식량 생산량이 793만톤은 되야 한다. 모자란 280만톤만큼 식사량이 줄어들게 된다. 하루 573g이던 배급량이 성인 1인당 360~400g으로 줄어든다. 어린이의 배급량은 더 줄어든다고 한다. 이 정도 배급량이면 필요한 칼로리의 61%밖에 얻지 못한다고 한다.

북한에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가 1/3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구걸하며 목숨을 연명한다는 말 역시 허튼 말이 아니다. 더 놀라운 것은 간부들도 굶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 굶어죽는 노(老)간부

'중앙당의 한 간부는 “가족이나 친척이 해외에서 일하면 그래도 좀 사정이 낫다. 보통 1-2톤씩은 보내주는 것 같다. 우리 집도 동생이 중국에 나가 있는데, 못해도 몇 백 kg씩은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반면 직위도 변변치 않고, 해외에 아무 연줄이 없는 간부들은 입쌀죽이나 옥수수밥을 먹고 산다. 5대5밥을 먹더라도 옥수수쌀보다 입쌀을 더 많이 먹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소화가 잘 안 되는 옥수수밥을 먹으려니 고역이다. 이들보다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은 퇴임한 간부들이다. 현직에 없으니 돌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일반 주민들의 생활이나 별 차이 없이 굶는 게 다반사다. 벌써 8월에만도 배급이 떨어져 굶어죽은 노(老)간부들이 생기고 있다.'



은 벗들의 소식에 따르면 이러하다. 우리 생각에 공산당 간부 정도 되면 식량난에 영향을 안 받을 것 같지만, 이들도 해외에 친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이다. 물론 간부들은 최소 6개월치의 식량을 비축한다고 하니 굶지는 않겠지만, 먹는 곡식의 질이 떨이지기는 하겠다.

심지어 노간부는 굶어죽는다고 한다. 공산당 간부하면 떠오르는 권위적인 모습과 부유한 그림에서 좀처럼 떠올리기 힘든 상황이다. 권력에서 떨어져나오니 아무도 돌봐주는 사람이 없고, 강한 권력을 쥐었다가 나와 윗선과 권력이 닿은 것도 아니고, 쓸쓸하게 죽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의 아이들 >



- 사람 죽어가는 데 이념타령
위의 사진을 보면 북한이 아니라 아프리카의 모습인 것 같다. 북한 아이들의 지저분한 모습은 많이 보았지만 배가 들어가고, 뼈와 가죽이 보일정도로 마르고, 병들어서 고통받는 사진은 별로 보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우리들에게는 아프리카 대륙의 가난한 나라 아이들의 그런 모습이 더 익숙하다. 

지난 10년간 30%의 인구가 기아로 고통받는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고 한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대로 두면 저 아이들은 죽을 것이고, 살아남는 다고 해도 어릴 때의 영양부족으로 만성적인 병에 시달릴 것이다. 저들의 괴로움과 분노, 한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저 아이들의 분노가 쌓이고 쌓여 북한 체제가 무너지기를 기다리기에는 저들이 받을 고통의 양이 너무 많다. 또한 그 이후에도 괴로움의 기억이 저들의 생애에 계속 따라다닐 것이다. 먹지 못한 괴로움, 먹을 것을 뺏기고, 또 뺏는 과정에서 생기는 상처, 생존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비인간적인 행동들. 이들의 상처를 생각해보자.

이념적인 것들은 던져두고 우선 도와주자. 당장 배고파서 굶어죽는 사람에게 자본주의니 공산주의니 타령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Posted by Nain_

댓글을 달아 주세요